추천서는 자신에 대한 질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Statement of Purpose에서는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질적 장점을 표현할 수 있고, 추천서에서는 교수님/직장 상사가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을 강조할 수 있다. 나는 두 서류가 서로 다른 나의 좋은 측면을 강조하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어떤 방법으로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렸고,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소개한다. 



# 어떤 교수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려야 할까? 

   친절해보이는 교수님께 추천서를 받는게 아니라 내 장점을 기술해줄 관계성이 있는 교수님께 부탁드려야 한다. '어떤 교수님이 흔쾌히 내 추천서를 써주실까' 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어떤 교수님이 내 추천서를 써주실 관계나 사건이 많고, 그게 어떻게 내 장점으로 연결될까'를 생각해야 한다. 

   나는 석사학위논문을 A 교수님께 지도받았고, 석사 후 연구원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연구보조원이다) 지도교수님은 B 교수님이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세 개의 추천서 중 두 개의 추천서는 A와 B 교수님께 부탁드렸다. 함께 연구를 한 다른 과 교수님이 몇 분 계셨지만, 나는 학부생 및 석사과정생 때 수업을 꾸준히 들은 C 교수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렸다. 그 이유는 각각의 추천서가 나에 대해 조금씩 다른 장점이 기술되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나는 C 교수님께 논문지도를 받은 적은 없다. 다만 C 교수님의 수업을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들었고 C 교수님이 주도하는 학과 행사에 참여한 이력이 있었다. A와 B 교수님이 나의 연구능력 등에 대해 기술해주실 수 있다면, C 교수님은 나의 진취성, 성실성, 발전가능성 등에 대해 기술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어떤 방법으로 컨택해야 할까?

  적어도 7~8월까지는 교수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려도 될지 여부를 묻는 연락을 드려야 한다. 자주 연락을 드리고 자신이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교수님께는 간단한 remind 정도만 해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지금 어디로 유학갈 준비를 하고 있고, 언제까지가 deadline이며, 몇 개 정도의 학교에 apply를 할 것인데, 어떤 이유로 교수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만약 10개 학교에 지원을 한다면, 교수 입장에서는 10개 대학의 deadline에 맞춰서 추천서를 보내야 한다. 데드라인에 맞게 추천서를 보낼 수 있는지, 이 학생에게 추천서를 써도 될지 생각할 여유가 필요하다. 내가 교수 입장이라면 어떤 정보가 필요할지,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 생각하고 메일을 보내면 된다. 


# 나를 잘 모르시는 교수님께 본격적으로 추천서 부탁드리기

  나를 몇년간 지도해주신 지도교수님이라면 나에 대한 장점이든 단점이든 많이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교수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려야 한다면, 추천서에 들어갈 재료들을 잘 정리해서 보내드리도록 하자 (이런 내용을 보내드리면 좋을지 먼저 여쭤보는게 좋다).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정리했다. 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끌어모으되 하나의 form이 하나의 방향을 향하도록 일관적으로 정리해서 보내드리면 된다. 추천서는 내가 쓰는게 아니고 교수님께서 쓰시는 것이니 '이런 방향으로 써주세요' 보다는 '참고하시도록 보내드립니다'의 뉘앙스로 보내는것이 옳다. 


- GRE / TOFLE 점수

- SOP

- CV

- 최근 발표한 학회 포스터

- 교수님이 나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만한 사건들


  [교수님이 나에 대해 평가할 수 있을만한 사건들]에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추천서의 방향(성실성, 진취성, 발전가능성 등)을 서론에서 간략히 서술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사건들을 하나씩 쓰고 내 나름대로 나를 어떻게 평가할만한지 기술하였다. 아래는 내가 썼던 letter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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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1. 2012년 가을 XXXX 수업, 성적: B0. 

이 수업의 목적은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 XXX 면에서 잘 따라가지 못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YYY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제가 2012년에 있었던 수업에서 보여드렸던 제 모습에 비해 XXX에 대해 발전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2. 2013년 봄 XXXX 수업, 성적: A+.

이 때 교수님 수업에서 ~~측면에서 성실히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현재 ~~에 대해서 자신감을 얻었고 새롭게 도전한 YYY라는 일에서 ***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2. 2013년 봄 XXXX 학과행사

교수님이 주도하신 XXXX 학과행사에서 무슨 직책을 맡았습니다. 의사소통도 문제가 없었고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무슨 일을 수행해서 $$$라는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들을 바탕으로 저의 ~~~한 측면에 대해 강조하면 어떨까요? 교수님께서 저에 대해 생각하시는 다른 측면이 있다면 가감없이 기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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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라인이 가까워 오면..

  지원서를 쓸 때 추천인을 쓰는 란에 추천인의 이름과 소속기관, 이메일을 적는다. 지원을 하고 나면 교수님께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는 것도 좋다. + 감사인사! 












16세기에 기독교도들의 땅에서 예술에 새로운 주제가 나타나 이후 200년 동안 미술품을 사는 계급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전도서〉를 기려 “바니타스 미술vanitas art”**이라는 이름으로 부른 이 작품들은 가정에, 주로 서재나 침실에 걸려 있었다. 그림은 대조를 이루는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탁자나 찬장을 보여준다. 우선 꽃, 동전, 기타나 만돌린, 체스판, 월계관, 포도주 병들이 보인다. 이것은 천박과 세속적 영광의 상징들이다. 이런 물건들 가운데 죽음과 짧은 생명의 중요한 상징 두 가지가 놓여 있다. 두개골과 모래시계다.
이런 작품들의 목적은 모든 것이 헛되다는 생각으로 그 소유자를 우울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경험의 구체적인 면에서 결함을 찾아낼 용기를 주고 동시에 사랑, 선, 신실, 겸손, 친절 등의 미덕에 좀 더 진지하게 관심을 가질 자유를 주었다.

불안 |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저



만일 인간이 자발적 행동으로 자아를 실현하고서 자기 자신을 외부 세계와 관련시킨다면, 그는 이미 고립된 원자가 되는 게 아니라 외부 세계 구성 전체의 일부분이 된다. 그는 외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정당한 지위를 획득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자기 자신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들도 사라지게 된다. 대개 그런 의문은 그가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과 생활상의 장애에서 생겨나는데, 이제 그는 강제적으로나 자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러한 의문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활동적이고 창조적인 개인으로 인식하는 동시에, 또한 '인생의 의미는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 즉 인생의 의미는 살아가는 행위 그 자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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